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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Film/Shoulders of Giants23

[총,균,쇠, 제러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 환경은 재료다, 몹시도 중요한 1.우리는 우리의 문명과 운명이 주어진 환경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못 견뎌합니다. 그래서 환경결정론자들의 주장을 큰 고민 없이 비난하곤 하는데 그 논조의 대부분은 "인간이 가진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더러 예로 드는 것이, "보편적인 역사, 즉 인간이 이 세상에서 이룩한 업적의 역사는 본질적으로 여기서 활동했던 '거인들의 역사'다"라는 토마스 칼라일의 견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과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지켜보았던 문명의 흥과 쇠, 국가의 생성과 소멸, 민족 간의 지배와 피지배가 반복되어 현재에 완성된 이 그림,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그림은 특출난 소수가 그려놓은 것인가요? 이 책 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거인들의 붓질이 크고 진한 흔적을 남겨 이후 붓이 가는 경로.. 2018. 12. 11.
[쥐, 아트 슈피겔만Art Spiegelman] 가정사에 끼어든 홀로코스트 작가는 전위 만화와 그래픽을 다루는 잡지 의 공동 창설자라고 합니다. 전위... 아방가르드, 척후병, 먼저 가보는 사람... 나치의 만행은 사실 닳고 닳은 소재입니다. 그러나 작가의 이 이력은 무언가 새로운 걸 보여주리란 기대를 갖게 합니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표현 양식으로 세계사의 가장 유명한 부분을 요리해줄 지 모른다는. 초를 쳐서 미안하지만, 큰 새로움은 없습니다. 그나마 유대인을 쥐, 나치를 고양이로 표현한 건 좀 색다르지만요. 그마저도 양육강식, 대립, 핍박을 나타내는 가장 진부한 상징물이지 않겠습니까. 숨어지내야 했던 유대인의 처지와 그들을 찾아 족쳤던 나치의 광기를 대변하기에 이보다 탁월한 동물 상징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작가의 의중은 명확해 보입니다. 독자에게 그 미친 시.. 2018. 12. 10.
[파라다이스,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상상을 가장한 냉소, 그래도 재밌으니까 '진화론과 유전학에 대한 맹신', '개미 사랑' 등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에는 그의 작품임을 티내는 몇 가지 단초들이 항상 존재합니다. 사실 저는 이것들이 듣기 좋은 음악 속 작은 노이즈처럼 거슬립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첫 만남. 인류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를 추적해나가는 를 읽은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그 시기에, 돼지와 원숭이 간 교배의 결과로 인류가 시작되었다는 식의 결말을 내는 소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신선하다기보다는 불쾌한 충격이 뒤따라왔어요. 물론 내가 가진 종교의 영향이 크겠지만, 저는 그런 식으로 인간을 딱 '유전자 운반책(carrier)'정도로만 보는 시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른 종들과는 구별된 인간만을 향한 신의 섭리를 믿는다는 말입니다(아, 그렇다고.. 2018. 12. 9.
[독서의역사, 알베르토 망구엘Alberto Manguel] 방대한 자료에서 나타난 '책 읽기', 그에 대한 고찰 한 번은 소크라테스가 파이드로스에게 주사위, 체커, 숫자, 문자, 기하학, 천문학 등을 발명한 이집트의 신인 토트(Thoth)를 언급하며, 그가 이집트 왕을 방문해 자신의 발명품을 이집트 국민들에게 넘겨주자고 제안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집트 왕은 신이 줄 선물 하나하나를 놓고 저마다의 이점과 해악을 따졌는데, 마침내 토트가 문자의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문자가 기억과 지혜 모두에 유익함을 줄 것이라는 토트의 설명에 이집트 왕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문자로 인해 사람들이 앞으로는 쓰여진 것에만 의존하려 들 것이고, 따라서 더 이상 기억 속에서 무엇인가를 더듬어 내려 하지 않고 눈에 드러나는 기호에만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구술성의 시대에 텍스트는 보편적인 .. 2018.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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