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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알랭 드 보통] 사랑에 대해 뭘 안다고... 너무 아는 척합니다. 현학적이고, 머리에 쏙쏙 안 들어옵니다... 욕하면서도 알랭 드 보통 책에 자꾸 손이 가는 건, 이 책 본문에도 나와있듯이 사람을 괴롭히는 글은 명료하게 술술 읽히는 글보다 왠지 그럴듯하고 더 심오하고 더 참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을 완전히 이해했는가에 상관없이 완독하고났을 때의 지적 쾌감도 그런 글이 그렇지 않은 글보다 더 깊기도 하고요. 인간관계에서도 이 사실이 유효해서, 마음이 열려 있고 명쾌하고 예측 가능하고 시간을 잘 지키는 애인보다는 힘들게 하는 애인이 더 가치가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고 합니다(제 얘기가 아니라 알랭 드 보통에 따르면요). 애인의 침묵을 그 남자가 지루한 사람이라는 표시로 보지 않고, 심오하고 흥미로운 존재라는 증거로 받아들이는 여자의 이야기.. 2018. 11. 22.
[허클베리핀의모험, 마크 트웨인] 나는 내 멋대로 살거야 이 소설은 마치 한 편의 로드무비를 보는 듯합니다. 주인공은 모험을 하고, 온갖 역경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그러나 매번 역경을 겪을 때마다 성정 상의 큰 변화, 주로 강한 힘을 얻곤 하는 모험소설의 전형적인 공식을 이 소설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판타지가 아닙니다. 자서전식으로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인공 허클베리 핀(이하 헉 핀)은 지독한 악동입니다. 그나마 나이가 어려 악동이지, 어느정도 머리가 굵어서 똑같이 행동했다면 악당이라 지칭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였을 겁니다. 이 녀석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짓말을 일삼습니다. '왜 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지?'라는 의아함이 들 정도로요. 그리고 여행 중에 헉 핀은 남의 물건을 자주 '빌려'옵니다. 그러나 돌려주지 않으니 .. 2018. 11. 21.
[시네마 천국, 쥬세페 토르나토레] 꼬맹이와 아저씨의 우정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엔리오 모리꼬네의 ost로 더욱 유명한 시네마 천국. 'First youth'와 'Love theme'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들으면 단번에 "아! 이거"라는 탄성이 튀어나올 것입니다. 아주 어릴 적 EBS에서 방영해준 시네마 천국을 본 내가 십 수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영화를 찾게 된 것도 잊을 만하면 광고나 심지어 지하철에서도 들려오는 이 ost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 최근 본 한 영화에서 영화 음악 작곡가로 분한 잭 블랙은이 ost를 자신이 작곡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격노합니다. 각설하고, 이 영화... 배경음악만 좋은 영화 절대 아닙니다. 오르락 내리락하며 가슴 조근조근하게 하는 긴장감은 없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새 한적한 이탈리아 마을의 일상에 섞여 들어가 토토.. 2018. 11. 20.
[변신/시골의사(카프카 중/단편선), 프란츠 카프카] 꿈, 악몽같은 단편들 친한 형님들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던 중 그들의 문학 소양에 깜짝 놀라 나도 고전을 좀 읽어야겠거니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보금자리에 꽂혀있는 책들 중 쓸만한 놈을 물색하다가 가장 얇은 이 책,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선을 집었습니다. 사실 독일 관련 수업을 여러 학기 듣고, 거의 그 때마다 카프카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쉽사리 그의 작품 세계로 뛰어들 엄두는 내지 못하던 차였습니다. 흔히 알고 있듯 독일 소설은 재미가 없습니다. 미사여구를 지양하고 무미건조한 문체로 설득시키듯 조근조근 이야기합니다, 소설인데도! - 솔직히 이 책도 정말 내 생애 알약을 처음 먹었던 때처럼 억하심정으로 읽었습니다. 한 번 폈는데 안 읽으면 찝찝하니까요 - 한 번도 읽은 적 없지만 몇 번을 읽은 듯 귀에에.. 201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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