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맛있는 소갈비 집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60년이나 영업했는데도 방송이라고는
최근 모닝와이드 '노포의 법칙'이라는 코너에 소개된 게 다라네요.
여기는 명월갈비 1호점입니다.
군산 이성당과 멀지 않은 거리라
저희는 갈비 먹고 빵집도 갈 예정입니다.
식당에 들어서면 가정집스러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여보란듯이 재료를 펼쳐놓고 손질하는 모습에서
마치 종갓집에서 제사음식 준비하는 며느님들이 모습이 겹쳐집니다.
묘한 신뢰가 느껴지는 포인트입니다.
이렇게 어수선하고 쇠잔한 느낌이야 말로
노포의 매력 아닌 매력 아닐까요.
물론 싫은 분도 있을 겁니다.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는 메뉴 구성입니다.
소갈비(25천 원 / 1인분)가 전부입니다.
사이드메뉴도 밥(2천 원), 국수(2천 원)밖에 없습니다.
그나저나 밥이 왜 이렇게 비싸지요.
숯을 준비해주십니다.
시골 할머니 밥상 같은 비주얼로
밑반찬이 차려지고 나면
소갈비님이 등판합니다.
양념에 진하게 재워진 상태가 아니라
가볍게 적셔진 것 같은 상태입니다.
과연, 구워보니 양념은 간간하게 고기를 떠받칠 뿐
자기주장 강하게 안 하네요.
그런 만큼 고기 맛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두껍게 썰어주셨으면 좋았을 거 같습니다.
그러나 소고기를 안 즐기는 분이라면
두꺼운 고기에서 나오는 육즙에
금방 느끼해지거나 물릴 수 있으니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공기밥이 2천 원이었던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사골국이 같이 나오는군요!
사진으로는 밍숭맹숭해보이지만
국물은 간도 적당하고 참 맛있었습니다.
파무침은 생파맛이 좀 아려서
많이 곁들이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가뜩이나 고기가 얇아
파맛에 묻힙니다.
국수도 수수하지만,
충분히 만족감을 줍니다.
정리하자면,
보통 장사가 잘 되는 노포들은
리모델링을 해서 외양을 키우고 정돈하는 경우가 많은데
명월갈비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어수선합니다.
그것이 싫은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국수, 공기밥을 주문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양이 좀 적습니다. 그리고 (제 기준에) 고기가 얇습니다.
그러나 모든 메뉴(래밨자 세 개지만)가 맛있습니다.
오랜 세월 버틴 경험치는 낡은 인테리어로만
남겨진 건 결코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매력적인 노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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