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식객이 찾아간 곳은 강원도 영월이다.
게스트는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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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언덕숲속이야기
- 영업 시간 : 10:00-22:00(월요일 휴무) * 브레이크타임 15:00-17:00
- 주소 : 강원 영월군 남면 광천길 425-18
닭고기는 황기, 오가피 등 각종 한약재에 삶아 따로 익힌 김치와 나중에 합친다.
서울 스타일과 달리 국물이 많은데, 그 맛이 깊고 묵은지의 알싸한 맛이 더해져 신박했던 것 같다. 장근석 씨는 감탄하며 그릇째로 들고 먹더라. 추울 때 먹어 더 맛있다고.
묵은지는 기분 좋은 군내가 나서 상에 내오자마자 올해 담근 김치가 아니란 걸 직감했다.
2년 묵힌 김치였다. 푹 익혀서 가위만 대도 슥 잘린다.
맛이 가기 전의 막걸리처럼 탄산끼도 있다고 한다. 아시아 프린스는 먹으면서 연신 코를 찡긋.
탄산 맛의 비밀은 해물육수였다. 심지어 양념 후 실온에서 3~5일 숙성한다. 잘 발효된 산간의 김장김치다.
사실 묵은지와 닭고기는 실패 없는 조합이지 뭐. 묵은지 본연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닭볶음탕이라 더 맛있다고 한다.
사이다맛과 막걸리의 쿰쿰한 맛 덕분에 기억에 확실히 각인될 음식이라고 한다.
영월 덕전마을
감탄을 자아내는 산세 속에 있는 영월 덕전마을이다. 여기서 식당을 간 건 아니다.
50가구 정도 사는 이 마을은 각 주민이 잘 하는 장기 하나씩을 가진 명인이다.
첫 번째 집은 나물 명인과 장 명인의 집
항아리 개수가 엄청나다. 항아리에는 직접 담근 된장이 가득하다.
7년 묵은 죽염 된장을 맛본 평은, "구수하고 담백하고 죽염의 단맛이 올라오는 입체적인 맛"
이 집의 보물 중 하나인 '메주'다. 잘 만든 메뉴는 냄새도 기분 나쁘지 않고, '향'이 난다고 한다.
두 번째 집은 두부 명인의 집
시어머니에게서 배운 전통 있는 맛도 맛이지만, 순박한 명인의 정까지 더해져 맛이 기가 막히다고 한다.
장근석 씨도 너무 맛있게 먹더라.
양념을 아무것도 안 해도 정말로 맛있단다.
사실 두부 가는데 김치 빠질 수 없지 않나. 이 시점에 김치 명인이 등장한다.
색이 빠닥빠닥 살아 있는 오늘 담은 김치.
배추를 신문에 싸서 땅에 파넣어두면 봄에도 배추를 맛나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고랭지 김치는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단맛을 내기 때문에, 김치를 담그면 엄청 맛있다.
실컷 먹고 펼쳐지는 윷놀이 한 판!
윷놀이 후에는 정월대보름 한 상이 펼쳐졌다.
오곡밥과 꽃나물, 무나물, 고사리, 취나물, 곤드레, 눈개승마, 개두릅, 어수리나물.
어수리나물은 유배 온 단종이 그렇게 좋아했던 나물이라 한다.
개두릅은 너무 맛있어서 개두릅에 맛들이면 다른 두릅은 못 먹는다고 한다.
주천묵집
- 영업 시간 : 10:00-19:00(화요일 휴무) * 브레이크타임은 15:30-16:30
- 주소 : 강원 영월군 주천면 송학주천로 1282-11
강원도 하면 메밀을 빼놓을 수 없다.
세 번째 집은 메밀묵 집이다. 30년도 더 된 묵집이다.
마늘쫑, 시금치나물 등 기본 반찬은 강원도스럽고 소박한 나물 반찬 위주다.
이 집의 킥은 "메밀묵". 질감이나 색이 메밀묵과 다르다.
찰기는 도토리묵보다 못하지만, 향은 메밀묵이 한 수 위다. 메밀 향이 폭발한다.
그리고 도토리묵보다는 까실까실한 느낌이 있다. 도토리묵보다는 젤라틴 같은 느낌은 적다.
장근석씨는 이 맛을 두고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찔 것 같은데 맛있는 맛이라고 했다.
진한 색에 삼각형으로 각진 게 좋은 메밀이다. 이렇게 좋은 메밀을 10시간 불린 후 껍질째 물과 함께 간다.
간 메밀을 고운 채에 내려서 그 액기스를 삶는다. 삶는다고 솥에 넣어두면 끝이 아니라, 장장 한 시간 동안 들러붙지 않게 저어야 하는 고된 노동이다.
그러니까 귀한 맛이라는 거다. 누가 이렇게 정성들여서 묵을 쑤겠는가. 하루에 메밀이 고작 여섯 판 나온다.
그러니 메밀묵을 썰어 육수를 자박하게 부은 묵밥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것.
건어물 육수의 맛이 나지만 비린 맛 하나 없이 무엇 하나 튀지 않는 조화로운 맛.
나중에 알고 봤더니 멸치가 아니라 밴댕이가 들어가고 갖은 야채가 들어간 육수였다.
아시아 프린스도 숟가락을 내릴 줄 모르고 먹더라. 허영만 식객도 진심으로 맛있게 먹는 게 느껴졌다.
입속에 영양 덩어리가 들어가는 느낌.
메밀이 메인이라 대단한 재료는 아니지만, 다른 조연들이 하나하나 더해져 나름의 감칠 맛을 뿜어내는 훌륭한 식사가 되었다.
감자 옹심이는 꼭 코리안 샥스핀 먹는 것 같다.
서울의 수제비와 비견되지만, 수제비와 달리 밀가루를 먹다 보면 올라오는 풋내가 없다.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뜻.
그리고 씹으면 포실포실한 식감도 밀가루 수제비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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