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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y Trip/Korea

제주시 맛집 금호정육점 | 로컬들이 즐겨 찾는 순대맛집

by 지표덕후 2023. 12. 30.

지인들이 나더러 순대에 미친놈이라고 한다. 외식할 기회가 있으면 웨만하면 순대를 먹는다. 새로운 동네를 갈 때도 그 동네 순대 맛집을 가장 먼저 찾는다. 

 

제주도 여행 준비할 때도 순대 맛집은 빼먹지 않고 검색했다. 그래서 가게 된 <금호정육점>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만덕로 24
  • 전화번호 : 064-752-8078
  • 영업 시간 : 월~토요일 10:00∼19:00 | 일요일 휴무
  • 주차 : 매장 전용 주차장은 없으며 근처에 공영주차장 있음

 


 

서울 성동구 금호동 근처에 살았어서 '금호'라는 상호가 괜히 반가웠다. 소위 말하는 로컬 맛집인데, 인스타그램에 이 곳의 크고 실한 순대가 올라오면서 나 같은 여행자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됐다.

 

 

나는 여기에 순대가 유명하다고 해서 왔는데 족발도 파는가보다 매장 유리벽에 "막창찹쌀순대!삶은족발"이라고 붙어 있는 걸 보니.

 

 

 

 

찜기에 쪄지고 있는 순대는 동네 분식집 찜기에 있는 당면순대와는 비주얼부터가 달랐다. 탱글탱글 매끈한 막창의 먹음직스러운 자태와 돼지 고기 특유의 꼬린내. 군침이 돌았다.

 

동네 분식집은 받아온 순대를 데우는 용도로 찜기를 사용하는데 여기는 정말로 막창순대를 조리하기 위해 찜기를 사용한다. 그러니 쪄지는 시간이 올래 걸린다. 그러니 시간 잘 맞춰 와야한다. 미리 전화를 해 여쭤보든가.

 

 

 

우리는 막창순대 1줄을 샀다. "1줄에 얼마" 이런 식으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정육점답게 무게대로 판다.

 

100그램당 1,600원으로 책정돼 있는 듯하다. 우리가 산 1줄은 8,500원이었다. 500그램이 조금 넘었나보다. 내가 볼 때는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이다. 

 


 

 

음식의 가성비도 감동이지만, 그보다 더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건 가게 한 켠에 위치한 이 감귤 다라이다. 손님들 그냥 가져가라고 이렇게 두신 거다. 우리도 세 개 챙겼다. 

 

 

순대 먹고나서 한 개씩 까먹었는데 맛도 있다! 거저 주는 거라고 올찮은 상태의 귤을 둔 게 아니었단 말이다. 감동...

 

 

 

 

순대 사가지고 산지천으로 걸어 내려와 둔치에 자리를 잡고 음식을 풀었다.

 

이 날은 겨울인데도 날씨가 포근해서 개천변에서 따땃한 순대를 먹는 게 충분히 가능했다.

 

 

 

 

순대 겉은 두르고 있는 막창이 놀랍도록 부드러웠다. 질기다는 느낌이 1도 없어 마치 잘 익힌 오징어 몸통을 씹는 느낌이었다. 속도 무척 알차고 맛있었다

 

그렇게 맛있는 첫입 먹고 나니 내장을 왜 섞지 않았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원래 순대는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선지의 비중이 높아진다. 그 이론답게 서울서 먹었던 막창순대와는 속의 색상이 완전히 달랐다. 마치 보르도 와인 같은 짙은 버건디색을 띤 순대 속.

 

 

막창에 돼지 선지와 찹쌀로 속을 채웠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군내, 즉 돼지 잡내가 나야 하는데, (그리고 실제로 정육점 안에서는 났는데!) 막상 먹을 때는 잡내도 거의 없었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야외에서 먹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총평 : 만약 순대를 좋아하시는 분이 제주도 여행을 간다면, "나 막창순대 먹어봤어!" 하면서 거르지 말고, 이곳 금호정육점은 꼭 들러보길 바란다. 같은 막창순대라도 각 지역과 식당마다 속을 채우는 속재료가 달라서 완전히 다른 음식이라고 봐도 된다. 무엇보다, 여기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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