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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 Economics

연준과 ECB가 급격히 달라졌다 | 영국 이코노미스트 번역

by 지표덕후 2022. 6. 18.

The contradictions in policymakers’ goals are being exposed

수조 달러 규모의 중앙은행 세계가 갑자기 바뀌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연준은 금리를 0.5퍼센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유럽 중앙은행은 채권 매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었다. 일본은행은 특이하게 엔화 급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화부양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 주간지가 발행될 때쯤 연준은 금리를 0.75% 인상했고, ECB는 긴급회의를 열어 채권시장에 개입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일본은행은 6월 16일부터 17일까지의 회의를 앞두고 정부도 엔화 약세를 한탄하기 시작했다.

 


정책의 혼란과 시장의 혼란은 동시에 일어났다. 미국증시는 긴축 통화정책으로 1월 최고점 대비 거의 20% 하락하며 무너지고 있다. 암호화폐가 폭락하면서 뒷북 치며 투자한 이들을 눈물을 쏟고 있다. 안전한 독일 채권의 10년 만기 수익률과 위험한 이탈리아 채무 사이의 차이는 ECB 발표 전날 2.4%포인트를 넘어섰다. 채권 수익률이 상승했고 트레이더들은 연준과 보조를 맞출 것 같지 않은 중앙은행들이 발행하는 엔화와 파운드화 같은 통화를 내쳤다.

난기류는 중앙은행들의 모순된 목표를 드러내고 있다. 연준은 지난 5월 연 8.6%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로 인해 경기 후퇴에 책임을 져야하는 건 달갑지 않다. 심지어 이번 주 그렇게 매파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통화정책의 혼란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경험칙에 의하면 금리가 훨씬 더 높은 상황에서야 중앙은행은 기저 인플레이션에 대응했다. 지난 1년간 연준의 어정쩡한 행보는 안정적인 물가와 낮은 실업률이라는 상충되는 목표 사이의 갈등을 악화시켰다.

ECB는 훨씬 더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긴축 통화 정책의 부작용으로 부채국은 압박을 받는다. 정부 재정은 기본 금리의 상승과 채권 매입 부족에 의해 초래되는 스프레드 증가로 인해 압박을 받을 것이다. GDP의 150%가 넘는 이탈리아의 부채는 지원이 없다면 지속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이탈리아를 자기실현적 시장 공황(self-fulfilling market panic)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ECB는 그러한 위기가 통화 동맹의 건전성에 미칠 위협을 용납하지 않겠다 말한다. 그러나 ECB는 부채 지속 가능성 우려 때문에 목표 인플레이션을 희생할 입장도 안 된다. 또 중앙은행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정부채를 인수할 수도 없다.

일본은행은 경제와 정치를 맞바꾸고 있다. 2013년에 발표된 이후 거의 전체 기간 동안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를 밑돌았지만, 엔화 약세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비싼 수입품이 생활수준을 옥죄어 정부를 곤란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하루히코 구로다 은행 총재는 가계들이 물가 상승을 수용해나가고 있다고 말한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2010년대 중앙은행이 구축한 공략집(playbook)은 실패하고 있다. 그 공력집은 세계적인로 인플레이션이 낮을 때 만들어졌고 금리가 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그들의 "전향적 지침"을 어겨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파격적인 변화(pivot)는 흔치 않다. 심지어 이번 주 연준의 결정도 이틀 전에 유출된 것이나 다름없다. 사전에 예고된 순차적 정책 변화로만 카드를 제한하는 것은 중앙은행들의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그 결과 시장과 금리의 변동성은 줄어들지 않고 커진다. 상충하는 목표들이 앞으로의 진로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중앙은행들은 민첩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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