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nance & Economics

이코노미스트 22년3월19일 |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건 나쁜 생각이다.

by 지표덕후 2022. 3. 20.

정부는 에너지 산업의 이익을 압류해서는 안 된다


석유와 가스가 비쌀 때마다 정치권은 탐욕스럽게 에너지 회사의 이익에 눈을 돌린다. 지난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이후 불가리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스페인은 이 산업에 새로운 세금을 도입했다. 3월 8일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각국 정부에 전기발전소 “수익의 일부를 회수”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한때 대통령 후보였던 엘리자베스 워런을 포함한 12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대기업들이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석유에 대해 현재 유가와 2015~2019년 평균 간 차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세금을 부과할 것을 발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고 그 후 급격히 선회하였는데 이 일련의 현상은 기업들이 유혈사태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횡재세(windfall taxes)"를 부과하려는 충동이 작금에 특히 강해졌다. 코로나 대유행(pendamic) 기간 동안 막대한 부채를 떠안았던 정부들은 이제 치솟는 에너지 요금으로부터 가난한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국방비를 늘리기 위해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 그리고 횡재세에 반대하는 전형적인 주장은 횡재세가 미래 투자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 대부분이 화석 연료의 연소를 단계적으로 중단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주장은 점점 힘이 약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수이다. 에너지 시장은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거친다는 단순한 사실에서부터 출발하자. Warren이 벤치마크로 선택한 해는 좋은 해가 아니다: 그 중 2015년과 2016년 두 해는 세계 에너지 산업의 영업 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유행으로 인해 유가가 잠시 0 아래로 떨어진 2020년에도 영업손실이 있었다. 안 좋은 시기에는 불황을 감수해야 하고 가격이 오르면 이익의 일부가 압류당한다면 기업이 어떻게 생존하나.

고물가가 회사를 “현금인출기”로 만들었다고 최근 말한 BP와 같은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싶어하는 환경운동가들에게는 횡재세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에너지 위기는 탄소 배출 퇴출이라는 문제를 세계가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화석 연료에의 투자 중단이라는 급작스러운 방식이 아니라 말이다. 특히 유럽이 러시아의 가스를 끊으려 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가정 난방과 같은 용도에서 재생 에너지가 가스 보일러를 즉시 대체할 순 없다. 경제 전체를 돌아가게 하는 전력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도 바람이 불지 않고 햇빛이 비치지 않으면 배터리 저장고는 메워질 수 없을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이지만 건설하는 데 수 년이 걸린다.

유럽위원회는 높은 가격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자들 역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이중으로 잘못된 주장이다. 만약 청정에너지 회사조차 전력 공급 부족 기간에 수익을 압류한다면, 배터리를 개선하거나 수소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재생 에너지의 비지속성 문제(intermittency problem)를 해결하려는 동기(incentive)가 줄어들 것이다. 경제가 제로(0)로 치닫는 가운데 막아야 될 문제가 전력 부족만은 아니다. 민간 부문은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광물부터 풍력 터빈에 사용되는 발사목재까지 모든 것의 부족에 대처해야 한다. 만약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이 투자에 성공했을 때 그들의 이익이 압류될 걱정을 해야 한다면, 그런 상황에서도 진보를 위해 필요한 막대한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 예상한다면 그건 환상이다.

다루기 가장 까다로운 주장은 기업들이 전쟁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주장이다. 횡재세는 기업이 스스로의 현명한 의사결정에서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투자 선택과 무관한 예측할 수 없는 사건에서 이익을 얻는 경우에 부합한다. 그러나 지정학은 대형 에너지 회사들의 최우선 관심사이며 에너지 회사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파이프라인을 깔고 세계 에너지 수요를 훨씬 사전에 예측해야 한다. 그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분쟁은 특이한 것이 아니며 러시아 가스로 인해 유럽에 가해지는 위험은 수 년 동안 뚜렷했다. 오늘날 에너지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보상을 거두어 가는 것은 공급 경색(예측 가능한 공급이라도)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사들 중 일부를 번역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 기사도 한 번 읽어보세요: The Economist 3월 19일 주간호의 기사입니다.

THE ECONOMIST Mar 19th 2022 | 새로운 유형의 3D 프린팅이 주류로 등장할 수 있다 
THE ECONOMIST Mar 19th 2022 |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건 나쁜 생각이다 (현재 글)
THE ECONOMIST Mar 19th 2022 | 러시아와 맞서는 것은 자유무역(free trade)과 자유(freedom) 사이의 긴장을 보여준다
THE ECONOMIST Mar 19th 2022 | 세계가 뉴스에 주목하는 지금(newsy moment), CNN+가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들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