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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 Economics

이코노미스트 22년3월26일 | 유럽의 Digital Markets Act는 거대 테크기업을 길러내는 데 도움이 될까?

by 지표덕후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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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the Digital Markets Act help Europe breed digital giants?

Probably not

 

1970년대 초, 당시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제조업체였던 IBM의 전직 직원들 중 소수가 2교대 근무를 하며 몇 주를 보내고 있었다. 낮 동안 그들은 독일 남부의 나일론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정확히 무엇이 그들의 공장을 움직이게 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밤이 되면 그들은 이 지식을 코드로 짜고 테스트 했다. 이 모든 노력의 결과가 세계 최초의 통합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중 하나이다. 이 회사의 배후에 있는 SAP는 연간 매출 300억 유로(33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출로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 대기업이다. 4월 1일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이 기업은 시가 1,230억유로의 가치가 있다(농담이 아니다).

 

 

이러한 덩치는 위업이지만, 유럽 기술 산업에 대한 걱정스러운 의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왜 SAP가 그토록 오랫동안 유럽 최고의 디지털 기업으로 남아있을까? 왜 1조 달러짜리 애플이나 아마존이 유럽에서 태어나지 못 했을까? 언젠가는 나올 수 있을까? 그리고 3월 24일 주간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행된 후 EU가 승인하게 될 획기적인 기술법, Digital Markets Act(또는 줄여서 DMA)에 의해 이러한 장미빛 미래가 가속화 될 수 있을까?

 

SAP의 장수 이유는 단순하다. 기업이 특정 유형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를 선택하면 이를 교체하는 것은 번거롭고 불가능할 때가 있다. 이를 통해 공급업체는 정기적인 수익 흐름과 캡티브 마켓(역자주: 프린터 업체가 잉크 팔아 돈 버는 것 같은 수익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 SAP는 기반이 되는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가 변경되었을 때도 못 쓰게 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그 결과 SAP는 세 차례의 "플랫폼 전환"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IT 대기업 중 하나이다.  메인프레임 컴퓨터에서 보다 분산된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으로의 전환, 그리고 인터넷으로, 지금의 클라우드 컴퓨팅에 이르기까지.

 

왜 디지털 영역은 미국의 거대 테크기업들이 군림하고 유럽 출신이라고는 SAP 홀로 외로이 남아있는지는 명확치 않다. 유럽 특유의 기업가와 소비자의 위험회피 성향, 벤처캐피털(VC)의 부족, 요식적인 절차(red tape), 분절된 국내시장 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지금은 널리 읽히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는 전직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베네딕트 에반스는 그 이유가 훨씬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말하는 이유는 테크놀로지가 나고 자란 실리콘밸리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스틴, 마이애미, 뉴욕과 같은 미국의 기술 중심지들조차 베를린, 런던, 파리보다 디지털 친화적이라 보기 어려웠다.

 

SAP 자체는 적시적소에 출현하는 게 테크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는 증거입니다. 이 회사의 본사는 하이델베르크에서 남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아스파라거스 밭에 세워졌을지 모르지만, 이 지역은 이 회사의 성공에 기여했던 많은 요소들이 결합돼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데 활용된 잘 조직된 공장; SAP의 프로그램을 연마할 수 있게 해준 회계사와 물리학자; 속도를 강조하며 반쪽짜리 제품을 출하하도록 재촉하는 VC 회사는 없었다. 독일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에 SAP은 다양한 통화와 연동되도록 코드를 설계했다. 오라클을 포함한 미국 경쟁업체들은 이 기능을 사후에 수고를 들여 추가해야만 했다.

 

요즘은 기술 스타를 양성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 유럽에서도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돈, 경험이 풍부한 기업가, 그리고 스톡옵션 제도에 보다 열려진 태도 등, 스타트업 친화적인 규칙이 요구되고 있다고 Surrey 대학의 디지털 경제 센터를 운영하는 Annabel Gawer는 말한다. 상장 및 비상장을 통틀어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럽 기술 기업의 수는 최근 몇 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테크놀로지에 대한 평가가 흔들리기 전에 런던의 VC 회사인 Mosaic Ventures가 올해 초 이러한 기업을 조사했을 때, 2010년 이후로 180개의 신규 기업이 생겼으며 이 기업의 가치를 합치면 1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왼쪽 차트).

 

DMA는 스타트업들이 미국의 기술 거물들과 경쟁할 수 있는 공평한 경쟁의 장을 조성함으로써 그러한 성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이 조항은 하나 이상의 "핵심 플랫폼 서비스core platform services"를 운영하는 "게이트키퍼"에 적용되며, 최근 드러난 정보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750억 유로 이상이며, 지난 3개 사업연도 동안 유럽에서 연간 수익이 75억 유로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대상 서비스에는 온라인 검색, 소셜 네트워크, 비디오 공유, 운영체제, 클라우드 컴퓨팅 및 온라인 광고가 포함된다: 즉 미국 거대 기술 기업의 핵심 먹거리.

 

특히 DMA는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에게 앱스토어 외의 대안을 열어두고 다른 곳에서"대안적sideload" 소프트웨어를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라 강요할 수 있다, META에게는 자사의 WhatsApp 및 기타 메시징 서비스를 경쟁업체와 연계하도록 할 수 있고, 구글이 검색엔진에 유럽 퍼블리셔의 콘텐츠를 표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EU의 최고의 반독점법 위반 단속기관인 Margrethe Vestager는 이러한 규칙 없이는 "다른 국가들이 성장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럴 것이다. 그러나 DMA는 유럽 기업들이 거대해지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일부 기업가들은 그 규약을 따르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이 법의 결과로 성장 전망이 위축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정도 식어버릴 수 있다. 법무법인 Clifford Chance의 베테랑 반독점 변호사 토마스 빈제는 "그리고 재정이 넉넉한 미국기업들에게 새로운 법을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EU의 27개 회원국에서 DMA가 달리 적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러나 당초 이 임무에 위임된 80명의 공무원들은 합류in-trays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은 영국 한 국가만을 위해 비슷한 기능을 수행할 인력을 240명 정도나 더 고용할 계획이다.

 

50년이 지난 지금, SAP는 자신이 지배해온 유럽 테크놀로지 업계에서 그의 아성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에 상장된 디지털 결제 제공업체인 Adyen은 600억 달러 이상의 시장 가치를 가지고 있다. 스웨덴 민간기업인 클라나는 46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다. EU의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이러한 신생 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면 , 그러면서 모순적이게도 핵심 플랫폼 서비스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인 SAP은 계속 허용이 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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