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여행 코스 - 가방을 사기 위한 쇼핑 여정, 요요기 공원-이세탄백화점-나카메구로-다이칸야마 일정
도쿄여행 3일차 일정이다. 이 날은 우리 도쿄여행 일정 중 유일하게 날씨가 맑았다.
맑은 만큼 자전거를 타고 꽤 긴 거리를 이동했다.
오쿠시부(푸글렌 카페 근처, 요요기 공원과 시부야역 사이 일대) - 요요기 공원 - 신주쿠 이세탄백화점 - 나카메구로 - 다이칸야마 -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 시부야
이런 일정이었는데, 대부분 자전거로 이동했다. 흐린 날 자전거를 타고 도쿄를 누비는 것도 물론 좋았지만, 맑은 날의 자전거 라이딩은 거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밤 일정이 좀 꼬이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과 쾌청한 날씨가 열일한 셋째 날 도쿄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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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여행 카페. 라떼가 맛있는 The Latte Tokyo
더 라떼 도쿄는 오쿠시부에 새롭게 생긴 신상 카페다.
"오쿠시부"는 안쪽 시부야라는 뜻인데, 공식적인 지명은 아니다. 요요기 공원에서 시부야역으로 이어지는 한적한 일대를 말한다. 구글지도에서 "푸글렌"을 검색하면 나오는 일대 지역, 거기가 오쿠시부다. 도쿄에서 가장 핫한 동네.
더 라떼 도쿄는 이 오쿠시부의 카페들 중 일찍 영업을 시작하는 편이다. 여행지에서 아침 일정을 일찍 시작하는 부지런한 여행자들이 방문하기 너무 좋은 곳. 여기는 헤이즐럿 라떼가 맛있다.
라떼를 사가지고 우리는 아침의 요요기 공원으로 갔다.
도쿄여행 갈 만한 곳. 요요기 공원
도쿄 여행자 중 이 요요기 공원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도쿄여행 때마다 이 공원을 왔다. 이번에는 이른 아침, 평일에 왔기 때문에 지난 번 주말에 왔을 때보다 훨씬 한적한 모습의 요요기 공원을 만날 수 있었다.
라떼를 마시면서 벤치에 앉아 우람한 나무들 사이로 내리쬐는 아침 햇살을 맞고 있었다. 여기까지만 말하면 현지 동화된 낭만적인 여행자인데, 사실을 휴대폰으로 회사 동료들에게 메일을 쓰는 신세였다.
도쿄여행 오쿠시보의 카페. YUSUAL
1층에서 의류를 팔고 2층에서는 카페를 파는 YUSUAL이다.
사진의 데니쉬롤을 비롯한 베이커리 종류도 있는데, 커피며 데니쉬롤이며 모두 그저 그랬다.
원래 가려고 했던 로스터리 카페가 있었는데, 야외 자리가 만석인데다가 반려동물을 동반한 손님들이 멍뭉이 떼와 함께 카페 입구를 막고 있더라. 카운터까지 갈 수도 없었다.
무튼 푸글렌도 그렇고, 오쿠시보의 핫한 장소를 가려면 오픈런은 필수다.
도쿄여행 오쿠시보의 갈 만한 소품샵. DISHES
소보카이(Sobokai)와 스튜디오M(Studio M)에서 운영하는 소품샵인 듯하다. (정확하지는 않은데 맞지 싶다)
처음 도쿄 왔을 때 우리 부부가 소보카이와 스튜디오M 그릇, 접시를 백만 원어치는 샀을 거다. 두 브랜드의 제품은 우리 부부의 취향을 저격하는 분위기와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DISHES 매장에 들어갔을 때 우리가 어땠겠나? 그야말로 눈이 팽팽 돌아갔다. 참고 참아 위 사진의 공기만 2개 사왔다. 따뜻한 색과 실루엣이 참 매력적인 제품이다.
도쿄여행 오쿠시부의 맛집. Meals
Meals는 건강한 일본 가정식을 표방하는 식당이다. DISHES와 같은 건물이다. DISHES가 1층, 이 Meals가 2층이다. 당연히 소보카이와 스튜디오M의 그릇에 음식이 담긴다.
제공되는 메인 메뉴는 1일 두 가지로 제한되어 있고, 매일 바뀐다. 사이드 메뉴는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홈페이지에서도 그 날의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간 날의 메뉴는 감자와 간 고기로 만든 그라탕, 고등어 튀김이었다. 이런 맛집 때문에라도 여행은 2명 이상이 해야 하는 것 같다. 두 가지를 모두 주문해 함께 맛봤다.
간을 많이 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낸 감자 그라탕과 고등어 튀김은 밥, 국, 밑반찬과 조화롭게 잘 어우러졌다. 그러니까 메인만 기억에 남는 게 아니라 그 '한 상'이 오롯이 기억에 남는다.
공유 자전거(헬로싸이클링) 타고 요요기 공원에서 신주쿠 이세탄백화점으로!
쾌청한 하늘 보이는가? 내일이 오면 비가 내리고 다시 볼 수 없는 하늘이다.
요요기 공원에서 신주쿠 이세탄백화점까지는 자전거로 30분 정도 걸린다. 요요기 공원에서 출발하는 처음 15분은 한적한 길이라 하늘 보며 신나게 달렸다.
신주쿠가 가까워오는 나머지 15분은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 조심히 운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경이 많이 쓰였다.
적당한 곳에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맑았던 하늘을 음미하면서 걸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꽤 긴 거리를 걸어야 했겠지만.
도쿄여행 쇼핑할 만한 곳. 이세탄백화점 Porter 매장
일침입혼. 바느질 한땀에도 혼을 집어 넣는다.
나는 이런 정신으로 만들어지는 포터(Porter) 가방을 좋아한다. 물욕이 많은 편은 아닌데, 포터 가방은 라인별로 다 모으고 싶단 생각을 할 정도이다.
지난 도쿄여행 때 '탱커' 라인의 토트백을 긴자에서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했었다. 아주 만족스러운 쇼핑이었기에 이번에도 도쿄 오면 포터 가방을 사자고 다짐했었다. 이번에는 헬맷백으로.
이세탄백화점은 외국인 여행자가 게스트 카드를 발급받아 판매가의 5% 할인받을 수 있고, 텍스 리펀 10%까지 받으면 포터를 정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일단 일본 발매가가 한국보다 싸다!
그러나 이세탄백화점 포터 매장은 물건이 많이 없다. 내가 찾는 헬맷백 역시 없었다. 친절한 스텝이 내가 찾는 모델의 재고가 어느 매장에 있는지 확인해 주긴 했지만, 계획했던 동선과 많이 달라져 포기했다.
도쿄여행 디저트 맛집. 이세탄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 & 7층 옥상정원(루프탑)
이세탄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은 아주 유명한 스위츠 맛집이 많이 입점해 있다.
포터 가방을 못 사 적적한 마음을 먹는 걸로 해소하기로 했다. 지하에 내려가니 먹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조금 특이한 걸 도전해 보고 싶어 크레페를 샀다.
이걸 들고 이세탄백화점 7층 옥상정원으로 갔다. 따듯한 벤치에 앉아 꼬릿꼬릿한 블루치즈가 들어간 크레페를 먹고 있노라니 기분이 좋아 웃음이 비죽비죽 나왔다.
도쿄여행 가볼 만한 곳. 나카메구로
기차와 벚꽃, 하천. 일본의 정취를 상징하는 데 이만한 소재가 있을까?
이 모든 걸 갖춘 나카메구로는 그래서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콘텐트에 단골로 등장하는 동네다.
비록 벚꽃이 피는 계절은 아니었지만 나카메구로는 여전히 일본스러운 얼굴로 여행자를 맞이했다.
이 아기자기하고 이쁜 동네에는 필슨처럼 다른 동네서 만나기 어려운 브랜드의 매장이나 편집샵, 구제 의류샵도 많아서 의외로 쇼핑하기 좋은 동네이기도 하다. 필슨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모자를 발견했는데 너무 비싸 살 수 없었다.
도쿄여행 다이칸야마 러프뮤지엄
다이칸야마는 도쿄의 알아주는 부촌이다. 멋스러운 건축물이 많고 고급스러운 취향의 소품샵도 많다.
지난 도쿄여행 때 여기에서도 그릇을 많이 샀었다. 또 이 동네에 있는 테노하라는 공간을 우리 부부가 참 좋아했었다. 그 근방에서 본 일몰도 정말 이뻤고...
오늘은 여기에 돈카츠를 먹으러 왔다. 식당 문 열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찾게 된 곳이 Lurf Gallery.
카페이자 갤러리로 운영되는 곳이다. 1층 카페의 부티 나는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큰 전축과 곳곳에 달려 있는 루이스폴센의 PH 팬던트 조명은 우리 부부의 부러운 시선을 많이 받았다.
판매되는 음료는 당연히 비싸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우리가 먹었던 동네 카페보다 맛이 뛰어나지는 않다. 여기서는 먹거리보다 공간을 즐기길 바란다.
도쿄여행 다이칸야마 맛집. Tonkatsu Genta(とんかつ げん田)
이번 여행을 올 때 반드시 먹어야겠다고 다짐한 음식이 카츠동이다.
그 소원을 다이칸야마라는 동네에서 이룰 줄은 몰랐다. 셋째 날이 되니 피로감이 올라오기도 하고 다이칸야마에 도착했을 때 시원한 맥주가 당겨 그에 어울리는 메뉴를 찾다 보니 "여기서 돈카츠 먹자" 이렇게 된 거다.
노련한 어르신이 만들어주는 돈카츠는 기교가 없다. 요즘 트렌드처럼 고기가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것도 아니고, 생계란을 보란 듯이 밥에 죽 부어주지도 않는다.
그냥 기본에 충실한 돈카츠. 고기는 적당히 익고, 튀김옷은 바삭하며 그 자체로 맛이 있는 그런 돈카츠다.
도쿄여행 쇼핑할 만한 곳.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 KURA CHIKA by Porter
이세탄백화점 점원이 가르쳐 준 매장은 아니지만, 마침 숙소 근처에 있는 '도쿄 스크램블 스퀘어'에도 포터 매장이 입점해 있어 가보았다.
이세탄백화점보다는 갖추고 있는 제품이 훨씬 많았지만, 역시 내가 찾는 모델은 없었다. 마지막 사진의 헬맷백은 한정판으로 출시된 모델이라는데 내가 저런 가죽 소재를 좋아하지 않는다.
도쿄여행 시부야 맛집. 이자카야 히데(おでん割烹 ひで), 이자카야 Tora(花街ノ酒場 TORA)
다이칸야마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시 시부야로 넘어왔다.
시부야역 서편에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한 Hide라는 맛집이 있기 때문이다. 오뎅 위주의 이자카야이다. 그러나 히데는 만석이었다. 기다려서라도 먹겠다고 하니까 기모노를 입은 중년 스텝이 "웨이팅도 안 된다"고 했다.
커뮤니케이션의 오해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기다려서 자리 나면 먹겠다는 거 안 된다는 식당은 처음이다. 사실 언어적인 메시지보다 비언어적인 메시지(표정)가 그 사람이 우리를 환대하지 않는다는 게 느껴져 조금 불쾌했다. 왜였을까. 그 유튜버도 한국인인데.
그렇게 시부야역 서편 환락가를 헤매다가 찾은 곳이 두 번째 사진의 이자카야 토라(Tora)이다. 영어를 잘 구사하는 스텝이 있어서 그런지 서양 여행객이 거의 전부였다. 비싸고, 친절하고 양 적은 그런 이자카야이다. 아, 1인당 2잔의 음료는 무조건 주문해야 한다.
도쿄여행 시부야 맛집. 오코노미야끼 이마리(Imari; お好み焼き いまり 渋谷)
토라, 정확히 말하면 시부야 환락가의 분위기와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우리는 숙소 근처에서 멋진 오코노미야끼 집을 찾아냈다.
이마리(Imari)라는 곳인데 너무 어두운 실내 분위기만 빼면, 음식과 가격, 접객 매너 무엇 하나 나무랄 데 없었다.
그래, 시작과 끝이 좋았으니 이 날 코스도 좋았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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