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일정] 둘째 날, 코즈웨이 베이, 스타페리, 침사추이, 몽콕 야시장, 인터콘티넨탈의 추억
두 번째 날은 하버시티와 인터콘티넨탈 로비 라운시에서 보낼 시간이 길어서
불쾌지수 높은 홍콩 날씨의 직격탄을 좀 피하나 싶었는데
(호텔로) 귀가 즈음에 뇌우를 동반한 비가 길게 내려
결국 또 촉촉~하게 젖은 몸으로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홍콩 여행, 두 번째 날의 기록.
코즈웨이 베이, 투베호텔(TUVE Hotel)
두 번째 날은 아지트를 코즈웨이 베이로 옮겼습니다.
숙소인 TUVE가 있었던 동네는 관광객으로 북적이지 않으면서도
소위 현지인 맛집이나 디저트집(두리안 디저트를 파는 곳도 있더라고요!)이 많고
트램이나 지하철역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마트(Market Place by Jason)도 인근에 있어서...
...나만 알고 싶다.
속으로 생각한다는 게 그만 입밖으로 나왔습니다. 무튼,
매력적인 이점들과 더불어 호텔 투베는 상당히 인상적인 디자인 경험도 제공하는데
그건 위의 두 컷 사진만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신박한 경험이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묵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친절하게 케어해주셨던 만삭의 매니저님이 계셨는데
지금쯤이면 엄마가 되셨겠네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君御燒味(Kwan Yu Roasted Meat)
현지인들이 줄서서 먹는 홍콩 현지인 맛집입니다.
여느 현지인 맛집이 그렇듯 영어로 의사소통이 힘들어요.
저희는 합석한 홍콩 청년의 통역으로 겨우 먹고 싶었던 메뉴를 시켰습니다.
이 집은 구운 고기를 밥 위에 얹어주는 '홍콩식 덮밥'을 파는 흔한 동네 식당인데요.
(오린지 거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식당들이요)
적어도 투베 호텔 인근은 꽉 잡고 있는 듯 보입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식당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합석이 자연스럽고,
다 먹으면 쫓기듯이 나갑니다.
센트럴, General Post Office(우체국)
저는 취미로 해외 우표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해서 해외여행 전에 늘 체류지의 우체국 위치를 파악해두었다가 일정에 맞춰 방문하곤 합니다.
마침 스타 페리(Star Ferry) 가는 길에 우체국이 있더라고요, 그것도 매우 큰 규모의.
여기에서 마카오 우표와 중국 우표, 그리고 홍콩 우표를 한 벌씩 구매했습니다.
스타 페리를 타고 침사추이로 넘어가는 길
홍콩섬에서 구룡반도로 넘어갈 때는 지하철과 배편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배를 타는 선착장은 두 군데인데, 하나는 센트럴, 하나는 완차이에 있습니다.
저희는 세트럴 선착장에서 그 유명한 스타 페리를 타고 구룡반도 침사추이로 넘어갔습니다.
승선하기 직전에 저렇게 작은 시장도 있더라고요.
어머님들이 좌판을 깔아놓고 채소를 파시는...
저에게는 설레는 관광명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여행지에서 언제나 느끼곤 하는 담담한 진리가 조용히 상기됩니다.
하버 시티, 랄프스 커피(Ralph's Coffee)
하버 시티 '랄프스 커피'는 그냥 지나쳐 가려다가도
한 번 정도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매장 디자인의 전반적인 색감을 담당하는 이 초록색은 정말 브랜드 아이덴티티처럼
중후하면서도 장난스럽습니다.
저는 저 초록색처럼 나이 먹고 싶어요.
거기다가 깊고 진한 맛의 라떼를 내놓더군요.
앉아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있었다면
몇 시간이고 앉아서 대화하며 몇 가지 메뉴는 더 먹어봤을 겁니다.
하버시티, 시티 슈퍼(C!ty Super)
하버 시티 내에 '시티 슈퍼'라고 큰 마트가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홍콩 공산품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인 것 같아요.
그러나 열대과일은 확실히 쌉니다.
그러니 망고며, 복숭아를 치토스 먹듯이 먹고 오세요.
그리고 하나 더, 현지 공산품 찾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전부 수입품이네요.
라면 좋아하는 사촌동생 주려고 홍콩 라면을 찾는데... 한참 찾았지만 결국 못 찾았어요.
대신 사진의 귀여운 일본 라면을 사다주었지요.
침사추이 거리를 지나
하버 시티를 나와서 침사추이를 거닐었습니다.
Canto Rd.에서 Haiphong Rd.로 이어지는 번화가를 걷다보니
사람에 치이고 더위에 치여서 짜증이 나려고 합니다.
이럴 때는 달고 찬 걸 넣어줘야 합니다.
침사추이, 허유산
허유산 침사추이점으로 피신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음료 메뉴는 무조건 들고 나가야 되더군요?
처음에 그걸 몰라서 음료 하나 시켜놓고 자리에 앚아 있으니까 나가랍디다.
해서 겸연쩍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니
몇몇 테이블에서도 사람들이 두더지처럼 벌떡벌떡 일어납니다.
물론 전부 저희 같은 관광객.
야 마 테이(Yau Ma Tei), 食得棧清湯腩王(Supreme Beef Brisket Soup)
이 식당은 원래 갈비튀김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기름진 것이 별로 안 당겨서 그냥 소고기 국수를 시켰습니다.
거기에 동윤영을 한 잔 곁들였지요.
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좀 나는 편입니다.
여기 홍콩에서는 그것도 풍미의 일부로 즐기나봐요.
저는 맛있게 잘 먹었지만 안사람은 손사레를 치더군요.
좀 한산한 시간에 가서 그런지 스텝들은 제 뒤에서 담배 태우며 마작을 즐기고 있습니다.
나름 아주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몽콕 야시장의 길거리 음식 대장, 대창꼬치
몽콕 야시장에는 먹거리가 다채롭습니다.
저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백종원 씨가 맛있게 먹었던 소대창꼬치 하나 사먹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합니다.
씹으면 배어 있던 양념이 저 주름 사이사이에 삐져나오는데 단짠단짠합니다.
몽콕 야시장 레이디스 마켓(Ladies Market)
정식 개장시간인 17시 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좌판들은 장사를 하고 있더군요.
애초에 별 관심이 없었던지라 한 블럭 정도만 둘러보고 바로 빠져나왔습니다.
원딤섬(一點心)
몽콕 야시장에서 관상어를 파는 지점이 끝날 때 즈음,
그리고 꽃시장이 시작할 즈음 원딤섬이 나타납니다.
저렴한 가격에 아주 만족스러운 딤섬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아니, 이 가격에 미슐렝 딤섬을 맛볼 수 있다니'라는 컨셉으로
블로그에 소개가 빈번히 됐던 곳이지만, 2018년 미슐렝에는 들어가 있지 않아요.
인터콘티넨탈 호텔 로비 라운지, 칵테일
인터콘티넨탈 호텔 도착할 때 즈음에는 비가 세차레 내기기 시작했습니다.
번개까지 동반한 뇌우였지요.
번개로 하늘이 번쩍번쩍 하는데도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s)'는 그대로 진행되더군요.
사실, 인공적인 빛을 위로 쏘아올리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너무나 미약해 볼품 없었고
마천루 사이로 내리꽂히는 선명한 빛의 회초리야 말로 오늘 일정의 백미였습니다.
저는 그 절경을 보드카 베이스의 와사비 칵테일을 홀짝이면서
아늑한 소파에 폭 파묻힌 상태로 구경했습니다.
호텔로 돌아갈 길이 걱정이긴 하지만요.
마켓 플레이스 바이 제이슨(Market Place by Jason)
코즈웨이 베이 도착하니 비가 부슬비로 바뀌었습니다.
숙소 들어가는 길에 마켓 플레이스 바이 제이슨에서 장을 봤습니다.
납작 복숭아랑 맥주, 만두 비슷한 것들을 샀어요.
찾는 사람이 많았던지 홍콩 맥주에는 이렇게 별도로 라벨링이 되어 있더군요.
복숭아도, 맥주도 모두 맛있었습니다.